정조의 효심으로 왕릉 수호한 ‘용주사’... 올 가을, 화성으로 역사 산책 떠나볼까

박노신 기자 / 기사승인 : 2026-10-01 23: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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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1789년 사도세자 묘 화산(花山)으로 이전 후 ‘용주사’ 세워... 참배 전 불공 올리며 거점 공간으로 활용
▲ 화성 용주사의 모습

[뉴스힘=박노신 기자] 오는 10월 3일 '2026 정조효문화제·정조대왕능행차' 개최를 앞두고 정조대왕이 현륭원 참배길에 수라를 들고 불공을 올리던 ▲용주사(龍珠寺)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화성특례시 병점구 송산동 187-2에 위치한 ▲용주사는 높이 108m의 화산(花山) 평지 지형에 정대하게 자리 잡은 사찰로 화성시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본사(本寺)이자 인근 사도세자의 무덤(융릉)을 수호하는 ‘능침사찰’ 역할을 담당해 온 용주사는 일반적인 사찰과는 확연히 다른 역사적·문화적 위상을 지니고 있다.

아버지 사도세자 무덤을 가까이서 보살피는 사찰 ‘용주사’…정조의 효심(孝心)과 불심(佛心)이 만나 ‘효찰대본산’을 세우다

▲용주사는 신라 문성왕 시대에 화산 지역에 창건된 사찰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고려 시대를 거쳐 번창하던 해당 사찰은 조선 중기 병자호란 때 화재로 폐허가 됐다. 이후 오랜 세월 방치되던 사찰은 조선 후기 제22대 정조대왕에 의해 대대적으로 재건되며 새로운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정조대왕은 즉위 13년 차인 1789년, 양주 배봉산에 묻혀 있던 아버지 사도세자(장조)의 묘를 명당으로 꼽히던 화산(花山)으로 옮겨 오늘날 융릉인 현륭원을 조성했다. 이어 아버지의 넋을 위로하고 능침을 수호하기 위해 갈양사 옛 터에 왕실 사찰인 ▲용주사를 다시 크게 세웠다.

유교를 통치 이념으로 삼던 조선 시대에 국왕이 직접 주도해 사찰을 창건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정조대왕은 보경스님으로부터 자식에 대한 부모의 깊은 은혜를 다룬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설법을 듣고 깊이 감동해 ‘효찰대본산(孝刹大本山)’ ▲용주사를 세우기로 마음먹었다.

이러한 특별한 역사 덕분에 용주사는 일반 절과 다른 독특한 건축 특징을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사찰 입구에 서 있는 ‘홍살문’이다. 홍살문은 원래 궁궐이나 왕릉처럼 왕실과 연결된 신성한 장소에 세우던 문으로, 사찰 경내에 서 있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다.

또한, 정조대왕은 능행차 때 용주사를 현륭원을 참배하기 전후로 들러 수라를 들고 불공을 올리며 참배를 준비하는 핵심 거점으로 활용했다. 『조선왕조실록』과 『일성록』에 따르면, 정조대왕은 재위 기간 동안 용주사를 13차례나 직접 찾을 정도로 깊은 효심과 정성을 다했다.

‘용주사’, 왕실 원찰의 드높은 품격과 위상을 증명하다
국보 동종, 보물 천보루·대웅보전·용주사 감로왕도 등 다양한 문화유산 보유

▲용주사는 왕실의 원찰(願刹)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품격 높은 국가유산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특히, 2층 누각인 △‘천보루(天保樓)’는 올해 2월 국가유산청으로부터 국가 지정 보물로 승격됐다. 천보루 하부를 지탱하는 돌기둥은 궁궐 건축 기법인 석조 기둥 형태를 취하고 있어 조선 왕실 건축 특유의 높은 격식을 잘 보여준다. 누각 양옆으로 이어진 행랑은 정조대왕이 능행차 시 휴식을 취하고, 수행 신하들과 스님들이 머물던 공간으로 쓰였다.

이와 함께, 용주사 범종각에 봉안된 △‘용주사 동종’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된 한국 범종 미술의 최고 걸작이다. 통일신라 종의 전통 양식을 계승한 고려 시대 초기의 대표적 범종으로 종 상부의 정교한 용뉴와 몸통에 새겨진 삼존상·비천상의 비장미가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

사찰의 중심 법당인 △‘용주사 대웅보전’ 역시 2017년 보물로 지정된 조선 후기 다포 양식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창건 당시의 능침사찰 주불전의 수려함과 정교한 내부 단청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정조대왕이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제작을 지시하여 하사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판’과 1790년 창건 당시 영혼 구제의 의식을 담아 조성된 △‘용주사 감로왕도’가 보물로 지정됐다. 더욱이, 용주사는 현재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용주사 후불탱화’를 비롯해 금동향로, 청동향로 등 다수의 유산을 정성스럽게 보존하고 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 “용주사는 화성특례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자부심…108만 시민과 함께 용주사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겠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용주사는 정조대왕의 숭고한 효심과 조선 왕실 건축·미술의 정수가 집약된 화성특례시의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자부심”이라며, “올해 천보루가 국가 지정 보물로 승격된 것 역시 용주사가 지닌 뛰어난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뜻깊은 성과”라고 밝혔다.

또한, 정명근 시장은 “108만 화성특례시민과 함께 용주사의 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한편, 사찰 내 미지정 유산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행정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며, “선선한 바람과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용주사에 방문하셔서 뜻깊은 휴식과 역사 나들이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상시 무료 개방 용주사에서 즐기는 호젓한 가을 휴식
해설·행사 등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

한편, 용주사는 상시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무료로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는 시민들을 위해 사찰 입구 일대에는 넓은 전용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도 편리하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1호선 병점역 등 인근 주요 거점에서 시내버스나 마을버스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가벼운 가을 나들이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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