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추격의 시대를 끝낸다 5년간 R&D 200 조원, '대체불가 대한민국' 승부수

박노신 기자 / 기사승인 : 2026-09-01 22: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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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 '제2차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26~'30)' 의결… 향후 5년간 정부 R&D에 역대 처음으로 200조원 이상 투자
▲ 중장기 투자전략(안)

[뉴스힘=박노신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월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제2차 국가연구개발 중장기 투자전략('26~'30)'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5년간 정부 연구개발(R&D)에 역대 처음으로 200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이번 전략은 정부가 추격형 성장 모델의 한계를 뛰어넘어, 향후 국가연구개발 투자의방향을 제시하는 최상위 전략이다.

투자전략은 '과학기술기본법' 제7조의 2에 근거하여 5년마다 수립하며, 지난 6월 확정된 '제6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의 이행을 정부 R&D 투자로 구현하는 실행 로드맵이다. 국가 차원의 미션과 성과목표, 연도별 마일스톤,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매년 수립하는 '국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과 예산 배분·조정, 20개 중앙행정기관이 수립·시행 중인 76개 중장기 계획의 지침이 된다.

주력산업에서는 중국과의 기술수준이 역전되기 시작했고, 미래기술에서는 선도국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넛크래커(Nutcracker)' 상황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수준은 2024년 한국 91.2 대 중국 91.5로 뒤집혔고, 이차전지(한국98.8 대 중국100)도 마찬가지다. 첨단로봇·제조(82.0→81.0)와 첨단바이오(78.1→77.5)는 2년 새 후퇴했다. 여기에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쏠림이 성장동력 창출을 구축(crowding-out) 하면서 잠재성장률은 2030년대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1차 투자전략('23~'27) 기간 선도국 대비 평균 기술수준은 80.1%에서 82.8%로 상승했고 국방과학기술 순위가 9위에서 8위로 오르는 성과가 있었으나, 기술수준 90% 이상 전략기술은 3개에서 2개로 줄어드는 등 기술의 실용화·인프라·인재 부문의 한계도 확인됐다. 지난 1년 R&D 예산을 정부 총지출 대비 5% 수준으로 복원하고 R&D 예비타당성조사를 폐지하며 투자 시스템의 낡은 틀을 걷어냈다면, 이제는 향후 4년의 골든타임에 그 재원을 어디에 집중할지 결정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번 전략은 만드는 방식부터 달리했다. 소수 전문가 중심의 수립 방식에서 벗어나 총괄위원회 15인, 13개 분과위원회 216인, 국과심 전문위원회 166인이 참여하는 집단지성으로 설계했고, 최근 20년간의 과학기술 논문 3,381만 건을 AI로 분석해 4,234개 연구주제를 재구성하고 657개 고성장 유망기술과 향후 4년 핵심기술 405개를 도출했다. AI는 분석·정보화의 보조 수단이며, 투자 방향과 우선순위의 최종 판단은 전문가가 주도했다. 지난 1월 착수 이후 네 차례 총괄위원회, 대국민·권역별 공청회(7.2, 7.23~24, 7.29), 관계부처 협의(8.7~8.13)를 거쳐 이날 확정됐다.

비전 및 전략

투자전략의 비전은 ‘과학기술 N·E·X·T 투자로 대체불가 대한민국 실현’이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기술로 승부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투입) 향후 5년간 정부 R&D 200조원 이상 투자, ▲(산출) 세계 최상위급 AI 모델 개발, 세계 최고 피지컬 AI 역량 확보, 반도체 제조 세계 1위 유지, 첫 상용 SMR 건설 ('35), ▲(성과) AI 3대 강국 도약과 과학기술 5대 강국 실현(국정과제 20·26번)을 목표로 제시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10개 기술분야와 8개 정책분야를 아우르는 20개 분야를 4대 전략·8대 과제로 재편했으며, 전략별 머리글자를 모은 것이 'N·E·X·T'다.

'전략N' 국가의 명운을 건 3대 메가프로젝트, 기술을 결집한다

❶ (신뢰할 수 있는 AI) AI 모델·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에서 최고 역량을 확보해 전(全) 분야 AX의 기반을 만든다. 대규모 데이터 학습에 의존하지 않는 범용인공지능과 초고효율 기술, 물리법칙 기반 월드모델과 칩-데이터인프라-파운데이션 모델-서비스를 잇는 피지컬 AI 풀스택, AIDC 전·후방 산업 생태계를 위한 솔루션 핵심기술과 소부장을 개발한다. 과학기술·제조·지역·공공에 최상위급 AI를 적용해 글로벌 AI 경쟁력을 5위에서 3위로 끌어올리고, 피지컬 AI 글로벌 1강과 AI 데이터센터 수출산업화를 실현한다. 6G 1등 국가와 한국형 양자내성암호 등 차세대 보안·네트워크가 그 토대를 지킨다.

➋ (주력기술 초격차) 차세대 HBM·PIM·뉴로모픽·화합물 반도체 등 극미세·적층형 소자와 국산 AI 모델 특화 반도체를 선제 개발하고, 권역·특성별 14개 공공팹 전문화로 AI 반도체부터 SW·서비스까지 국산으로 채운 'K-AI 반도체 풀패키지' 생태계를 구축한다. 반도체 제조 (메모리+파운드리) 세계 1위를 사수하고 소부장 자립화율을 30%에서 50%로 높인다. 로봇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감속기·센서·구동기·그리퍼· 제어기 5대 핵심부품 국산화로 로봇부품 국산화율을 41%에서 80%로 끌어올려 피지컬AI 시대의 몸체를 갖추고, 나트륨·리튬황 등 차세대전지 초격차 기술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25%와 기술수준 세계 1위 탈환에 나선다.

'전략E' 7대 SEED가 다음 20년을 연다 — SEED+α 역량강화

❶ (차세대 프론티어) 대통령이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지목한 7대 SEED 의 앞줄에는 첨단바이오·양자· 우주항공이 선다. AI×Bio 연구거점과 2029년 국가 바이오파운드리 구축으로 블록버스터 신약 3개를 개발하고, 국산 풀스택 양자컴퓨터 완제품 2종과 100km급 양자네트워크를 실환경에서 검증하며, 2030년 국내 최초 민간 주도 달착륙에 도전한다. 당장 어디에 쓰일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다린다면 미래의 주도권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이번 전략의 문제의식이다.

➋ (첨단공급망·미래청정에너지) 희토류 대체·저감·재활용 기술과 극한소재 개발로 공급망 리스크에 정면 대응하고, AI 자율실험실로 소재 개발기간을 절반으로 줄인다. AI 활용 에너지관리시스템, 고효율 에너지저장장치, HVDC 등 '에너지 고속도로' 핵심기술을 상용화하고, 차세대 SMR과 핵융합 실증로 개발, 탠덤 태양광 상용화로 NDC 40% 감축을 뒷받침한다.

➌ (국방(+α)) 데이터 기반 전략·전술 선택과 다종 무인 무기체계 통합운용 등 한국형 국방 AI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국방데이터 접근성 확대와 연구·획득절차 단축으로 'K-팔란티어' 성장 환경을 조성한다. 미사일 방어체계와 차세대 전투기용 첨단항공엔진 개발로 첨단무기 방산수출을 확대하며, 국방과학기술 순위를 8위에서 7위로 끌어올린다.

'전략X' 사람과 지역으로 생태계를 넓힌다 — 성장의 과실은 모두에게

❶ (기초연구·출연(연)·미래인재) 연구자에게 연구할 시간을 돌려준다. 출연(연)은 인건비 수주 경쟁으로 내몰던 PBS를 폐지하고 2030년까지 인건비 전액을 출연금으로 지원하며, 기관별 임무 중심의 전략연구로 전환해 세계 100대 연구기관을 2개에서 5개로 늘린다. 기초연구는 연구중심대학 도약을 위한 블록펀딩을 도입하고 정부 R&D 대비 10% 투자를 정착시켜 세계 최고 수준 연구자(HCR)를 54명에서 100명 이상으로 확대하고, 신진연구자 기초연구 수혜율을 70%까지 높인다. 대학원생-박사후연구원-신진연구자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를 복원하고 'Brain to Korea' 프로젝트로 해외 우수인재 2,000명을 유치한다.

➋ (지역 R&D·중소벤처) 지자체가 특화산업 R&D를 직접 기획·집행하고 성과를 책임지는 지역 자율형 R&D를 4.2%에서 15%로 확대해 5극 3특 균형성장을 뒷받침하고, 비수도권 우수 연구자에게 10년간 안정적 연구를 보장하는 지역 장기연구를 신설한다. 투자형 R&D·민간투자연계형·한국형 STTR 등 혁신적 투자방식으로 '투자→회수→재투자' 선순환을 구축해 K-유니콘 50개 시대를 연다.

'전략T' 신뢰가 뒷심이다 — 국민의 삶과 투자 시스템 혁신

❶ (재난안전·국민체감 R&D) AI를 재난안전에 접목해 위기 징후를 사전에 예측하고 임무·상황별 피지컬AI를 현장에서 실증한다. 돌봄·의료·문화·식품·주거 등 생활 속 기술복지를 확대해 200조원의 투자가 국민 모두의 삶이 달라지는 경험으로 이어지게 한다.

➋ (투자 시스템 혁신) 한도설정-예산편성-평가-성과확산을 하나의 고리로 연결하고 편성·관리·평가 과정에 AI를 도입한다. 200조원이라는 신뢰를 국민에게 요청하는 만큼 성과로 책임지는 체계를 함께 갖추는 것이다. 투자형 R&D와 블록펀딩 등 지원방식 다양화로 성과 중심 R&D 예산체계를 강화한다.

기대효과 및 향후 계획

투자전략이 시행되는 5년간 글로벌 AI 경쟁력은 5위에서 3위로, 반도체 소부장 자립화율은 30%에서 50%로, 로봇 핵심부품 국산화율은 41%에서 80%로 높아진다. 블록버스터 신약 3개와 국내 최초 민간 주도 달착륙, 세계 100대 연구기관 5개, 세계 인재 종합순위 20위, 지역 과학기술 혁신역량 70%, K-유니콘 50개가 2030년의 이정표다. 붙임의 '5년 후 달라지는 모습'은 분야별 성과지표와 출처를 함께 공개해 국민 누구나 이행을 검증할 수 있게 했다.

확정된 투자전략은 ① 국가연구개발사업 중기계획, ▲ 차년도 투자방향, ③ 매년 R&D 예산 지출한도에 순차적으로 반영된다. 과학기술혁신본부는 매년 3월 15일까지 '국가연구개발 투자방향 및 기준'을, 6월 30일까지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투자전략에 맞춰 마련하고, 부처별 추진실적과 확정 예산을 토대로 매년 '중장기 투자전략 시행계획'을 수립한다. 대내외 환경 변화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면 시행계획에 수정 내용을 반영하는 롤링플랜 (rolling plan) 방식으로 운영해, 5년짜리 문서를 서랍에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매년 예산과 현장에서 살아 움직이게 한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 1년이 흔들렸던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4년은 그 위에서 '진짜 성장'의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간"이라며, "메가프로젝트와 7대 SEED에 투자를 집중하면서도 기초연구와 젊은 연구자, 지역에 대한 안정적 투자를 함께 담은 만큼, 4년 뒤 달라진 대한민국을 숫자가 아니라 연구 현장과 국민의 일상에서 확인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 5년 후 달라지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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